제주에서, 2021년 11월, 가을에
둘 째날, 자고 일어났는데도 오빠와 또 하루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우리같은 장거리 커플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기 때문에 그 날은 완벽한 데이트를 해야만 하는 강박이 있었다. (실제 장거리 커플이 보면 귀여운 거리일거 같아서 우리는 중거리 라고 하지만)
그래서 데이트를 할 때 항상 시간에 쫓기든 데이트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차곡차곡 돈 벌어서 지겹게 볼 수 있는 그날까지 힘내보자 우리!
둘 째날 오전에 신촌 돌집의 귤 밭에서 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신촌 돌집에서의 귤따기 체험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하시길 바란다.
신촌 돌집이 있었던 조천읍을 지나, 두 번째 숙소가 있는 한경면으로 가기 위해, 제주공항에서 그나마 가까운 밥집을 찾았다.
제주 특색이 담긴 재료를 돌솥밥과 함께 내어주시는 제주 담아래 라는 곳이다.
- 제주 담아래
- 운영 시간 : 11:00 - 19:00 (매주 일요일 휴무, 15:30 - 16:00 브레이크 타임, 18:50 라스트 오더)
- 주차 공간 :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넉넉하다.
기본 메뉴는 돌솥밥으로 간장딱새우밥, 꿀꿀김치밥, 한라버섯밥, 뿔소라톳밥 이렇게 있다. (꿀꿀김치는 뭐지?!)
우리는 워낙 간장새우를 좋아하는지라, 돌솥밥 메뉴 중 둘 다 간장딱새우밥으로 주문했고, 담아래 정식으로 변경하면, 돔베고기와 가지튀김도 먹을 수 있다해서 요금을 추가하여 변경했다.
일단 돔베고기는, 고기 누린내나 잡내를 잘 맡는 내가 느꼈을 때, 거의 냄새가 안났고 부드러웠다.
간장딱새우도 먹기 편하게 미니 집게를 주셔서 좋았다.
우리는 입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 딱 중간인데, 이상하게 음식을 주문할 때나 장 볼 때 만큼은 우리의 입과 위를 과대평가하는 공동의 습관이 생겨버렸다.
밑 반찬도 엄청 많고 신선하게 맛있어서, 딱 중간 정도의 입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같은 커플이라면, 정식 하나와 단품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길 추천한다..
이동하는 길에 도깨비 도로라 불리는 신비의 도로를 지나갔다.
원리는 알지만.. 막상 체험해보니 진짜 신기하긴했다ㅎ
그리고 뒷 차들도 깜빡이 켜두고 있었는데 넘 귀여웠다. 다들 저 도로에서 만큼은 경적 울리지 않고 저렇게 체험하나보다.
- 신비의 도로
- 팁 : 신비의 도로 근방에서는 속도 줄여서 정확한 위치 찾기! 은근히 정확한 도로 위치를 찾기 힘들더라.
다음 목적지는 금오름.
우리 둘 다 등산하는걸 지독하게 싫어하는지라 오름은 안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제주가서 뭐했니~? 물어볼 때 막상 관광지 마냥 간 곳이 없으면 뭔가.. 좀 그럴거 같아서.. 가게 됐다..
근방에 괜찮은 오름을 찾다가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글만 믿고 금오름을 선택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약 45도 (굉장히 주관적인 수치) 정도의 경사의 오르막길이 유지돼서 중간에 몇 번 멈췄다 갔다..
내가 저질 체력이라서 그렇지 일반 사람들에게는 나름 괜찮은 오름일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어찌저찌 도착
딱 해 질 때쯤 와서 너무 이뻤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 이 풍경을 보니 올라오면서 힘들었던게 싹 사라졌다.
이쁜 사진도 건졌다.
갈대밭에 우리밖에 없는 느낌!
근데 주의해야할 것 한 가지는 저기가면 도깨비풀 씨앗들이 옷에 진짜 엄청 붙는 것이다. 나는 코트를 들고 입지도 않았는데도 여기저기 다 붙어있었다. 그리고 다리에도 하나 살짝 박혀서 아팠다... 흑
참, 금오름은 주차 공간이 올라가기 전에 하나 있다. 시작 위치에서 조금 위쪽에도 하나 있지만,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데 차가 자유롭게 다닐만큼 넓은 길은 아니기에 아래 주차 공간에 세워두는걸 추천한다.
차 뺄 때도 골치아플테니.!
숙소로 가기 전 협재해수욕장을 한 번 들렸다가,
날씨가 그렇게 좋진 않아서 사진만 몇 장 호다닥 찍고 우리의 두 번째 숙소,
제주 인생 숙소가 된 두모로우 로 향했다.
- 두모로우
이때도 사진을 더 찍어둘 걸 그랬나보다.
오빠랑 나는 아직도 두모로우를 엄청 그리워한다. 더 오래 더 잘 간직할 수 있게 블로그도 진작 시작할 걸 그랬다.
두모로우 포인트 #1
거실에 비치되어있다
일단,
두모로우의 첫 번째 포인트는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흘러나오는 요 스피커와 플레이어이다.
둘 다 숙소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감탄했던게 바로 요 포인트다.
게다가 두모로우 사장님이 미리 틀어놓은 플레이리스트가 너무 좋아서 아마 끊기지 않는 이상 건드리지 않았던 기억이 든다.
우리는 재즈, lofi, 클래식처럼 카페에서 틀어주는 잔잔한 플레이리스트를 즐겨듣는 편인데,
딱 그런 플레이리스트였다. 덕분에 숙소도 우리도 차분해졌고, 분위기 있었다.
두모로우 공간 소개 : 두모로우 공간은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방1개, 거실, 화장실, 외부 공간으로 공간이 나눠져 있다. 거실은 주방, 침대로 구성되어있다. 보통 침대와 주방이 거실에 함께 있는 원룸형 펜션/민박이나 숙소는 은근히 음식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는 그럴 걱정없을 만큼 거실이 정말 넓고 환기도 잘 된다. 그리고 방에는 침대가 하나 더 있다. 2인이 와도 4인 가족이나 커플들끼리, 친구들끼리, 4명이라면 문제 없을 것 같다. 화장실도 넓다. 두모로우가 생긴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방문한지라 사장님이 인스타에 올린 사진이 많이 없었는데, 거실도 화장실도 좁아 보였다.. 근데 막상 들어와보니 너무 넓어서 사장님이 넓게 사진을 못찍으시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암튼 좋고 넓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외부 공간은 아래에서 설명해보겠다.
두모로우 포인트 #2
전반적인 숙소 인테리어
어느 공간 하나 빠짐없이 인테리어에 많이 투자하신게 느껴졌다.
그 분위기 속 우리를 담고 싶어서 어디가 잘 나올까 하다가 주방의 아일랜드를 택했다.
딱 이곳이 두모로우만의 감성을 가장 잘 담아내는 곳 같았다.
두모로우 포인트 #3
불멍, 화롯대
딱 좋은 날씨에 불멍 할 수 있도록 야외에 화롯대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사실 조오금 추웠지만 오빠랑 처음 불도 붙여보고 재밌었다.
장작 피우는 팁은, 정말 장작에 불을 붙여보는 건 처음이라 몰랐는데, 장작 사이에 공간이 생기도록 겹겹이 쌓아올려야 공기가 잘 유입될 수 있어서 불이 더 잘 붙는다고 한다.
여기서는 바베큐는 불가하여 불멍 정도로 활용할 수 있고, 간단한 거 정도는 올려둘 수 있게 얇은 그릴판도 준비해 주신다.
우린 근처 가게에서 버터새우구이 같은 걸 사왔는데 너무 미지근했고, 구이같은 느낌이 안나서, 화롯대에 더 구워먹었다ㅎ
귤 구워먹는 것도 sns 어딘가에서 봐가지고, 오전에 귤따기로 딴 귤도 한 번 불에 넣어 봤다.
파인애플 구워먹는 것처럼 더 달달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그냥 뜨거운 귤이었다.! 그냥 먹는 귤이 더 맛있었다.
술은 전날 동문시장에서 산 제주거멍에일.
흑맥준데 초콜릿 향도 났고, 생맥주라 그런지 더 부드럽게 잘들어갔다. 탄산이 있는 바디감 깊은 레드와인? 정도로, 와알못인 내 수준에서는 그렇게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셀카는 안올리려고 했는데, 어둡게 나와서 덜 민망하다.
아이폰 야간모드로 촬영해서 그렇지 사실 엄청 어두웠다.
일정 시간 이후부터는 주변 이웃분들께 피해 안가게 야외 조명이 제한되는데, 어두웠던 저때의 분위기가 담겨서 올려본다.
그리고 제주의 11월 중순의 날씨는 생각보다 추웠다.
나는 반팔에 두툼한 가디건을 입었고, 반팔만 입은 오빠에게도 겉옷 입으라고 했는데,
불피울때 냄새날 것 같다고 안입는댄다.
그리고 불멍 asmr 따라해보겠다고 찍어봤는데, 그냥 노이즈였다 흑흑
불멍하는 공간은 후문이라고 한다면 정문쪽에도 야외 공간이 있다.
날씨 좋은 날은 정문쪽 야외 공간에 비치된 테라스에 앉아서 조식 먹거나 커피 한 잔 해도 될 것 같다.
글을 보는 분들이 있다면 위 세가지 포인트들을 꼭 잘 즐기고 왔으면 좋겠다.
두모로우는 사진으로 많이 못담아놔서 정말 많이 아쉬운 곳이기도 했고, 제주 감성, 사실은 나같은 mz가 좋아하는 제주 감성 느낌이다보니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사실 조만간 나는 또 제주로 학회를 간다..
당분간은 오빠랑 제주를 찾진 않을 것 같지만, 가게 된다면 두모로우, 녹음실 제주 을 방문하기 위해 갈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녹음실 제주 후기는 아래 링크를 눌러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다시 즐기러 꼭 가자 우리!
두모로우에서 제주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쉬웠던 협재해수욕장을 뒤로하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금능해수욕장으로 갔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금능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는 점점 비가 올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오빠랑 푸른 바다 잘 구경하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하고나서 비행기 좌석을 선택하려고 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은 비상구 좌석밖에 없었다고 한다.!
승무원께서 이것저것 알려주셨고, 어쨌든 비상구 좌석이라 불편하게 갈 줄 알았는데,
두 다리 쭉 뻗고 되게 편하게 갔다.
to me.
다음 게시물은 더 꼼꼼히 쓰길 바란다.
제주시 2박 3일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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