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까지 내 삶의 주된 목표는 '꿈을 좇는 능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남들이 잘 됐을 때 축하가 아닌 시샘의 감정을 느끼는 분야가 어디인지를 고민하며 살아왔다. 나라는 한 사람을 성장시키려고 부던히 노력했다. 복수전공을 택했고, 필요하다면 타과 전공도 찾아가서 들었다. 그래도 부족하다 생각해서 전문성을 더 기르기 위해 대학원도 나왔다. 하늘이 감동했는지 걱정되던 취업도 잘 풀려서 나름대로 탄탄하게 차곡차곡 성장해왔다. 큰 실패 없이 올라왔다. 회사에서도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야근은 기본, 퇴근 후 공부도 자발적으로 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내 삶을 이끌 수 있는 정답이라 생각했다. 더 좋은 내일을 만들고 싶은만큼 퍼포먼스를 올려야한다 생각했다. 매달렸다. 내 회사라는 생각으로 책임있게 일해왔다. 그렇게 2년이 넘는 경력을 채웠다.
내 삶은 크게 달라졌을까?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스타트업이긴 해도 빠르게 승진했다. 연봉도 동종업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회사 내에서는 크게 인정 받아 많이 오른 편이다. 근데 이상하게도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진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안정적인 월급 생활을 바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고작 이거 올리자고 나를 태웠나?'하는 생각이 든다. 리스크를 짊어지는 임원진이 많은 보수를 가져가는 건 당연하다. 회사의 매출이 나에게 인센티브로 돌아오길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건 나도 안다. 연봉이 적으면 대기업을 가면 된다는 말도 동의한다. 근데 억울하다. 일주일에 55시간 이상을 갉아 넣던 내 삶이 억울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때부터 이렇게 살아서는 내 미래가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회사 내에서 나보다 높은 사람의 생활 수준이 내 미래라고 생각해보니 답이 없었다. 변화가 필요하다 느껴졌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나는 자본주의라는 것을 너무도 몰랐다. 적금만 생각했고, 투자는 곧 도박이라 생각했다. 누구보다 냉철한 돈 앞에서 나는 어리석게도 지성감천을 생각하고 있었다.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나니 그제서야 희나가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오빠, 적금으로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로 돈을 불릴 줄도 알아야 해.
나는 너무 사회가 만들어 놓은 모범상처럼 살아왔다. 꿈을 찾고, 착실하게 세금내고, 안전하게 근로소득으로 돈 벌고, 큰 빚을 안 지고, 적금 넣고, 청약만을 바라고, 심지어 투자는 악(惡)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바라는 착한 어린이로만 살아왔다. 그치만 나한테 진정으로 필요한 건 투자였다. 돈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했다. 자본주의의 꽃인 투자를 나는 너무도 외면하고 살아왔다. 후회하고 반성한다. 금수저를 부러워만 했지 내가 금수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멍청했다.
부족했지만 찬란했던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 나는 '일 잘하고 투자도 잘하는 직장인'을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고자 한다. 물론 내 성장을 위한 노력을 놓친 않을 거다. 다만 내 능력을 위해 투자하던 시간 일부를 투자 공부에 돌리고자 한다. 나도 돈이 돈을 낳는 소위 말해 돈 복사라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고자 한다. 앞으로도 나는 돈을 위해 일하겠지만, 돈도 나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희나와의 미래를 위해 건전한 투자 생활을 시작하고자 한다.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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